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명절 앞둔 며느리의 스트레스카테고리 없음 2023. 1. 20. 23:09반응형
10년 전 시댁 어른을 만났다.
파도가 치는 확트인 바다 앞에서
"니가 꼬셨나?"
지금 시아버님의 첫 말씀이였다.
그땐 멍하니 있다가 회만 허겁지겁 먹어댔다.
올라오는 기차에서 .. 그제서야...
꺼억꺼억 눈물이났다.
엄마아빠한테 죄스러웠다.
그게 시작이였다.
며느리 첫 생일을 챙겨주신다고
굳이 괜찮다는데 오라하신다.
" 니 시누가 먹다남은 미역국 냉동실 어디에 처박혀 있을거다.
찾아봐라 그거 녹여 먹자..."
그걸 찾는다고 또 냉동실에 머리를 박고 뒤진다.
먹는내내 서러움이 밀려왔지만 모른 척 나를 외면한다.
내 몸을 사정없이 후려치는 수많은 깨진 유리 조각들
가끔은 꿈을 꾼건 아닌가 싶다.
매년 명절을 앞 둔 이맘 때 쯤
원망이 갑절이 되어 떠오른다.
그리고 준비한다.
잘 싸워 볼 준비
예상 대화 리스트를 떠올려 보고 거기에 맞는
멀쩡한 대답들을 양치하면서 설거지 하면서 연습한다.
남들은 잘도 맞짱 뜨는 것 같은데
난 왜 이모양인지...
참는 게 능사가 아닌 것 같다.
남편이 꼴보기 싫어지는 건 당연할테고
이러다 영영 멀어질지도 모른다.
착한 척 그만하고
짬밥이 얼만데...
이제는 한 번 잘 싸워보고싶다.
#시어머니#명절#고부갈등#싸움반응형